자기개발

잘하는 걸 아는 사람은 많은데, 의도적으로 쓰는 사람은 드뭅니다

Daniel · · 조회 19
잘하는 걸 아는 사람은 많은데, 의도적으로 쓰는 사람은 드뭅니다

일 잘하는 사람의 캘린더를 열어보면, 다른 사람들과 딱 하나가 다릅니다. 무엇을 먼저 적었는가입니다.

대부분은 남이 요청한 일정부터 채웁니다. 회의, 요청받은 마감, 누가 부탁한 확인. 그렇게 채우고 남는 자리에 내 일을 넣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꾸준히 내는 사람들은 순서가 반대입니다. 이번 주 자기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적어둡니다.

잘하는 걸 아는 것과 쓰는 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내가 뭘 잘하는지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진단도 받아보고, 피드백도 들어보고, "저는 이런 걸 잘합니다"라고 말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잘하는 걸 알아도 그걸 쓸 기회는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회사 일은 대부분 나에게 맞춰서 오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아는 상태로 몇 년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갤럽은 오랜 기간 축적한 강점 연구에서, 자신이 잘하는 것을 매일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에 몰입할 가능성이 여섯 배 높다고 보고합니다(Gallup, How Employees' Strengths Make Your Company Stronger). 여기서 핵심 단어는 '알고 있다'가 아니라 '매일 쓴다'입니다.

왜 잘하는 일을 먼저 적어야 하나요?

하기 싫은 일을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한 사람과, 잘 해낼 수 있는 일을 떠올리며 시작한 사람은 그날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 자체가 다릅니다.

이건 기분 문제가 아닙니다. 아침에 첫 번째로 잡는 일이 그날의 기준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잘 되는 일을 먼저 처리하면 그 성취가 남은 일들을 밀어주는 힘이 됩니다. 반대로 가장 무거운 일부터 붙잡으면,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미 지친 상태로 하루가 시작됩니다.

저는 이게 일 잘하는 사람들이 가진 자신감의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자기에게 유리한 홈그라운드를 먼저 정해두는 습관이요.

축구로 치면 공격수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자리를 먼저 찾아두는 것과 같습니다. 프로는 결과를 운에 맡기지 않습니다. 이길 수 있는 자리에서 일합니다.

잘하는 일만 하겠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이건 자주 오해받는 지점이라 분명히 짚고 싶습니다.

"나는 내가 잘하는 일만 할래", "내 강점은 특별하니까 그것만 시켜줘"는 이 이야기와 정반대입니다. 회사에서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건 주어진 일을 내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처리할 자리를 먼저 확보하는 것입니다. 일 자체를 고르는 게 아니라, 그 일을 다루는 방식과 순서를 고르는 겁니다.

같은 업무라도 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9WAY가 지금까지 쌓은 13,000건이 넘는 강점 진단을 보면, 같은 직무를 하는 분들의 결과가 하나로 모이지 않습니다. 저는 강의에서 두 디자이너의 강점 그래프를 나란히 보여드릴 때가 있는데, 두 그래프의 모양이 거의 반대인데도 두 분 다 그 분야에서 성공한 분들입니다. 한 분은 감각으로 승부하는 쪽이고, 다른 한 분은 좋은 디자인을 빠르게 판단하고 완성해내는 쪽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기획'이라는 똑같은 일을 해도 이렇게 갈립니다.

나에게 자연스러운 방식 기획 업무에서 드러나는 탁월함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쪽 일의 컨셉을 먼저 세우고 거기서 기획안을 풀어냅니다
파고들어 따져보는 쪽 시뮬레이션을 돌려 대안을 여러 개 만들어둡니다
근거를 확인하는 쪽 위험 요소를 짚어내고 논리적 근거를 찾아냅니다
자원을 관리하는 쪽 일정과 인력을 배치해 실행 가능한 안으로 만듭니다
마무리를 챙기는 쪽 결과물의 품질을 끌어올려 완성도로 승부합니다
실행이 빠른 쪽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의 아이디어에서 강해집니다
사람을 잇는 쪽 부서 간 시너지와 연결고리를 설계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쪽 사람들이 안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기획안을 씁니다

여덟 명이 똑같이 "기획서를 씁니다"라고 말하지만, 잘 나오는 지점은 전부 다릅니다. 내가 어느 줄에 가까운지 알면, 같은 업무를 받아도 어디서부터 손댈지가 달라집니다.

이번 주에는 어디에 쓰면 될까요?

방법은 단순합니다. 캘린더 한 칸에 세 가지가 같이 들어가면 됩니다.

① 이번 주에 해야 하는 일 하나 + ② 내가 잘하는 방식 + ③ 거기서 남길 결과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수요일 오전 — 신규 캠페인 기획(①)을 컨셉부터 잡아서(②) 한 장 요약으로 남긴다(③)"
  • "화요일 오후 — 고객 문의 정리(①)를 패턴별로 묶어서(②) 자주 나오는 질문 10개 목록으로 남긴다(③)"
  • "금요일 오전 — 이번 분기 데이터 확인(①)을 한 화면에서 비교되게(②) 정리표로 남긴다(③)"

여기서 중요한 건 ②입니다. ①과 ③만 있으면 그냥 할 일 목록입니다. 가운데에 내 방식이 들어가야 이 일이 나에게 유리한 자리가 됩니다.

그리고 이건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성취하고, 반복하는 겁니다. 한 번의 성공 경험이 쌓이면 다음 목표에 그 방식을 다시 씁니다. 그 반복이 결국 "이 사람은 이걸 잘한다"는 평판이 됩니다.

캘린더를 내 맘대로 못 짜는데요

현실적으로 이게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하루가 회의로 차 있거나, 요청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자리라면 먼저 적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럴 때 확인할 건 이렇습니다.

  • 일주일에 한 칸이면 충분합니다. 매일 아침을 확보하라는 게 아닙니다. 이번 주에 딱 한 번, 내 방식이 통할 일 하나를 미리 잡아두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 가장 조용한 시간대를 찾으세요. 대개 사람마다 요청이 덜 들어오는 시간대가 있습니다. 그 자리가 홈그라운드가 됩니다.
  • 잘하는 방식이 아직 안 잡혔다면 순서를 바꾸세요. 이번 주에 유난히 잘 풀린 일이 있었다면, 그때 내가 무엇부터 손댔는지를 적어두시면 됩니다. 그 패턴이 몇 번 쌓이면 ②가 보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먼저 잡아둬도 밀리는 주가 있습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그냥 그런 주입니다. 다음 주에 다시 한 칸 잡으면 됩니다. 이 방법의 힘은 완벽한 실행이 아니라 반복에서 나옵니다.

실패하지 않을 일을 먼저 적으세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실패하지 않을 일을 캘린더에 가장 먼저 적는 것. 그걸 해내고, 그다음에 반복하는 것.

이번 주 캘린더를 열어서 한 칸만 옮겨보세요. 남이 요청한 일정 사이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하나를 앞으로요.

이 글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다섯 가지 중 세 번째입니다. 쓸 자리를 정했다면, 다음은 거기에 시간을 덩어리로 거는 방법입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결과가 잘 나오는 사람인지 궁금하시면 9WAY 강점 진단이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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