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은 더하는 게 아니라 포기하는 것입니다 — 우선순위를 정하는 실제 기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보면 이상한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다 잘하려고 애쓰는 쪽은 오히려 늘 바쁜 사람들이고, 결과를 내는 사람들은 어딘가를 확실히 비워두고 있습니다.
마케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20대와 30대를 둘 다 잡으려는 순간, 둘 다에게 아무 가치도 주지 못한다고요. 저는 이 말이 우리 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다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왜 하나도 안 될까요?
한번 떠올려보세요. 돈도 벌어야 하고, 재테크도 해야 하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아야 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 친구도 챙겨야 합니다. 취업을 준비 중이라면 자격증에 어학에 인턴까지 하나도 놓치면 안 될 것 같고요.
그런데 이걸 다 하겠다고 다짐하면, 결국 하나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유는 마음가짐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에 가깝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연애를 어떻게 잘할까 고민하고 있으면, 회사 일을 잘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데이트하면서 회사 일을 생각하고 있으면, 이번엔 연애에 문제가 생깁니다. 두 개를 같이 쥐고 있으면 둘 다 반쯤만 붙잡게 됩니다.
이건 실제로 측정되기도 합니다. 미국심리학회(APA)가 정리한 멀티태스킹 연구 자료에 따르면, 루빈스타인·마이어·에번스의 2001년 연구는 사람이 과제를 오갈 때마다 시간이 새어나가고 과제가 복잡할수록 손실이 커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연구자 중 한 명인 마이어는 이렇게 전환하며 생기는 짧은 공백들이 생산적인 시간의 상당 부분을 잡아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두 가지를 동시에 쥔 상태는 절반씩 진행되는 게 아니라, 오가는 비용까지 얹혀서 둘 다 느려집니다.
포기는 버리는 게 아니라 순서를 미루는 것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포기하라니, 하고 싶은 걸 놓으라는 말처럼 들리니까요.
그런 뜻이 전혀 아닙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포기는 버리는 게 아니라 순서를 뒤로 유예하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하는 그 순간에는, 그것과 상관없는 것들을 포기하기로 정하고 하나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걸 해내고 나면, 그때 남겨뒀던 것들을 다시 선택하면 됩니다. 그게 1시간 뒤의 선택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집중의 단위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오늘 하루의 집중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올해의 집중입니다. 중요한 건 기간의 길이가 아니라, 그 기간 동안 무엇을 안 하기로 정했는지가 분명한가입니다.
내 우선순위가 진짜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할 일 목록에 1, 2, 3번을 매긴 상태입니다. 그건 순서를 적은 것이지 선택한 게 아닙니다.
진짜 우선순위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한 문장이면 됩니다.
"나는 __을 얻기 위해, 지금 ____을 포기하고 있다."
앞 칸은 대부분 잘 채웁니다. 승진, 이직, 자격증, 매출. 문제는 뒤 칸입니다.
뒤 칸이 바로 나오면 잘 가고 있는 겁니다. 바로 안 나온다면, 아직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목표만 있고 포기가 없는 상태에서는 시간이 어디로 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뒤 칸을 채우는 순간부터, 누가 요청을 들고 왔을 때 거절할 근거가 생깁니다.
뒤 칸에는 보통 무엇이 들어가나요?
막상 채우려고 하면 뒤 칸이 잘 안 떠오릅니다. 아래는 실제로 많이 나오는 조합입니다. 자기 상황에 가까운 걸 골라서 그대로 써보셔도 됩니다.
| 얻으려는 것 | 지금 포기하고 있는 것 |
|---|---|
| 원하는 회사로 이직 | 남의 부탁을 다 받아주는 것 |
| 이번 분기 목표 달성 | 급하지만 내 성과와 무관한 요청에 먼저 반응하는 것 |
| 자격증·어학 점수 | 주중 저녁 약속 |
| 맡은 프로젝트의 완성도 | 여러 프로젝트에 조금씩 걸쳐 있는 상태 |
| 팀 안에서의 전문 영역 | "그것도 제가 해볼게요"라고 먼저 손드는 습관 |
| 승진·평가 | 티는 안 나지만 시간을 많이 먹는 잡무를 계속 안고 가는 것 |
| 사이드 프로젝트 | 주말 오전 늦잠 |
| 건강·체력 | 야근을 성실함의 증거로 쓰는 방식 |
| 아이·가족과의 시간 | 퇴근 후 메신저를 계속 확인하는 것 |
| 취업 준비의 집중도 | 모든 공고에 지원해보는 것 |
이 표를 쓰는 법은 간단합니다. 왼쪽에서 지금 내가 진짜 원하는 것 하나를 고르고, 오른쪽에서 아직 안 놓고 있는 것을 찾으면 됩니다. 오른쪽에 아무것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지금은 포기한 게 없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포기하면 기회를 놓치는 거 아닌가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걱정입니다. 그리고 이 방법이 늘 맞는 것도 아닙니다.
첫째, 아직 뭘 잘하는지 모르는 시기에는 오히려 넓게 벌려보는 게 맞습니다. 사회 초년 1~2년차에 하나만 파겠다고 결정하면, 나에게 맞는 자리를 찾기 전에 문을 닫아버릴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다 해보기"는 산만한 게 아니라 탐색입니다.
둘째,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자리도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일이 하루의 전부라면 포기 결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업무 전체가 아니라 내 재량이 있는 시간대 안에서만 이 문장을 써보시면 됩니다. 하루 중 한 시간이라도 내가 정하는 구간이 있다면 거기서 시작하면 됩니다.
셋째, 포기한 것을 다시 꺼내는 시점을 같이 적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냥 "안 함"으로 두면 마음이 계속 불편하고, 결국 몰래 다시 손을 댑니다. "이 프로젝트 끝나면 다시 본다"까지 적어두면 유예가 실제로 유예가 됩니다.
최선을 다한 사람과 하나를 얻어낸 사람
포기할 걸 정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언가 하나를 얻어낸 사람은 되기 어렵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될지는 능력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대부분 "무엇을 더 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지금 안 할까"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오늘은 한 문장만 채워보세요.
나는 __을 얻기 위해, 지금 ____을 포기하고 있다.
뒤 칸이 바로 나온다면 잘 가고 계신 겁니다. 안 나온다면, 그게 오늘 정할 일입니다.
이 글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다섯 가지 중 두 번째입니다. 남길 하나를 정했다면, 다음은 그 하나에 내가 잘하는 방식을 어떻게 얹을지의 차례입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결과가 잘 나오는 사람인지 궁금하시면 9WAY 강점 진단이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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