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AI가 아무리 좋아져도 대신 못 하는 것 — 판단의 기준선

Daniel · · 조회 15
AI가 아무리 좋아져도 대신 못 하는 것 — 판단의 기준선

"AI가 이렇게 잘하는데, 몇 년 뒤에 내 일이 남아 있을까요?" 요즘 코칭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입니다. 불안 자체는 정당합니다. 실제로 많은 작업이 AI에게 넘어가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 불안에는 프레임 문제가 하나 숨어 있습니다. AI와 경쟁하려는 프레임입니다.

AI가 잘하는 것과 못 하는 것

AI는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패턴을 찾고, 답을 만들어냅니다. 이 영역에서 사람이 속도로 경쟁하는 건 이미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일이 굴러가는 과정을 뜯어보면, AI가 건드리지 못하는 지점이 두 군데 있습니다.

① 어떤 문제를 중요하게 볼 것인가. 같은 자료를 놓고도 사람마다 다른 질문을 고릅니다. 어떤 기획자는 이탈률을, 어떤 기획자는 첫 경험의 어색함을 문제로 짚습니다. 그 선택은 쌓아온 경험과 관점에서 나오고, AI는 골라준 문제를 풀 뿐 무엇이 문제인지를 대신 정해주지 않습니다. 정해달라고 하면 답은 주지만, 그 답을 채택할지 판단하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② 결과를 어떤 가치에 맞춰 쓸 것인가. 분석 결과가 나왔을 때 그걸로 비용을 줄일지, 고객 경험에 투자할지, 팀을 설득할지 — 방향을 정하는 건 가치 판단입니다.

그러니까 AI 시대에 흐려지는 건 '작업'이고, 오히려 또렷해지는 건 '판단'입니다. 그리고 판단에는 기준선이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 그 기준선이 분명한 사람은 AI와 경쟁하는 대신 도구로 씁니다. 기준선이 없는 사람은 AI가 내놓는 그럴듯한 답들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고요.

비교 프레임에서 내려오기

여기서 에필로그에 적은 문장을 하나 옮기고 싶습니다. 성적, 스펙, 연봉이라는 한 줄 세우기에서는 한 사람만 앞서고 나머지는 전부 부족해집니다. AI까지 그 줄에 세우면 이제 전원이 부족해지죠. 애초에 서로 다른 역할을 하나의 잣대로 세우는 것부터가 잘못된 비교입니다.

탁월함의 정의를 바꾸면 됩니다. 남보다 뛰어난 상태가 아니라, 내 강점이 필요한 자리에서 고유한 가치를 만드는 상태. 이 정의 안에서는 AI가 경쟁자가 아니라, 내 가치 생산의 속도를 올려주는 도구가 됩니다.

오늘의 기준선 점검 — 세 문항

거창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를 놓고 세 가지만 점검해보세요.

① 지금 나는 잘하는 것을 쓰고 있는가 ② 지금 나는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는가 ③ 지금 나는 누군가에게 가치를 만들고 있는가

셋 다 "그렇다"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라도 "그렇다"면, 오늘 그 하나를 더 크게 쓰는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셋 다 "아니다"가 이어질 때가 진짜 신호입니다 — 그때는 AI가 아니라 자리를 점검할 차례입니다.

AI가 얼마나 좋아지든, "이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자리는 비어 있습니다. 그 자리를 채우는 준비가 곧 AI 시대의 커리어 준비입니다.

이 관점의 전체 맥락 — 나다움이라는 기준선을 세우는 순서 — 는 제 책 「내 커리어엔 내가 없었다」 에필로그에 있습니다.

기준선의 첫 칸(내가 잘하는 것)을 확인하려면 9WAY 강점 진단(무료, 10분)에서 시작하세요.

커리어 방향, 전문가와 함께 설계하세요

강점 기반 진로 탐색과 커리어 전략을 CareerTech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댓글 0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하세요.

관련 글

커리어가 달라진 사람들은 아무도 인생을 뒤집지 않았습니다
커리어

커리어가 달라진 사람들은 아무도 인생을 뒤집지 않았습니다

석 달 동안 이 연재에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새벽 3시에 검사 결과지를 쌓아두던 5년 차, 이직 사이트 탭을 열일곱 개 열어두던 마케터, "시스템이 정해져 있는데요"라던 15년 차 구매 담당자, 세 번 이직하고 세 번 흔들리던 7년 차. 마지막 글에서는 이분들의 공통점 하나를 짚고 싶습니다. 아무도 인생을 뒤집지 않았습니다 돌아보면 놀라운 사...

Daniel ·
13
떠날까 버틸까 — 사실 갈림길은 세 개입니다
커리어

떠날까 버틸까 — 사실 갈림길은 세 개입니다

"떠날까, 버틸까." 이 두 단어 사이에서 몇 달째 왕복 중이라면, 답이 안 나오는 이유부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민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선택지가 잘못 세워져 있어서입니다. 왜 이지선다에서는 답이 안 나올까요? '버티기'는 선택이 아니라 보류입니다. 그래서 이지선다의 실체는 '이직 vs 보류'이고, 보류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으니 고민이 계속 제자리를...

Daniel ·
16
한 번의 성공과 반복되는 성공은 다릅니다 — 성공 패턴 분석 3단계
커리어

한 번의 성공과 반복되는 성공은 다릅니다 — 성공 패턴 분석 3단계

두 손을 깍지 껴보세요. 어떤 분은 오른손 엄지가, 어떤 분은 왼손 엄지가 위로 옵니다. 이제 반대로 껴보세요. 묘하게 불편하죠. 별것 아닌 동작에도 나에게 편한 방향과 불편한 방향이 따로 있습니다.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도 똑같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 '편한 방향'을 찾아 반복하는 법입니다. 성공에도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일회성 성공은 조건이 사라지면 함...

Daniel ·
15
"진작 쌓아 둘 걸 그랬어요" — 커리어의 관문은 기억이 아니라 증거를 요구합니다
커리어

"진작 쌓아 둘 걸 그랬어요" — 커리어의 관문은 기억이 아니라 증거를 요구합니다

임원 승진 면접을 앞둔 20년 차 연구개발 본부장 한 분이, 자기 경력을 처음으로 정리하다가 두 번 놀랐습니다. 첫 번째는 10년 전에도, 5년 전에도, 지금도 자신이 '트렌드를 먼저 읽는 강점'으로 성과를 내왔다는 일관성에. 두 번째는 그 강점이 만든 가치를 모아 놓으니 자신도 처음 보는 그림이 나타났다는 것에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작 쌓아 ...

Daniel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