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뜻이었는데 왜 미움으로 돌아올까 — 말 안 한 의도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뜻이었는데 왜 미움으로 돌아올까 — 말 안 한 의도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문서를 세 번 돌려보낸 날 밤, 그 신입의 메신저 상태 메시지에 자기를 겨냥한 말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어느 직장인의 이야기입니다. 세 살 많은 신입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중이었는데, 가져온 문서에 오탈자가 있고 숫자가 틀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칠 곳을 짚어서 돌려보냈습니다. 두 번째로 가져온 걸 보니 짚어준 것만 딱 고치고 다른 데가 또 틀려 있었습니다. 세 번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분이 글에 쓴 문장이 있습니다. "제가 다 고치면 안 될 것 같아서 다시 봐달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분은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본인이 고치면 5분이면 끝나는데, 그러면 다음에도 또 틀릴 테니까요. 그런데 신입은 한숨을 크게 쉬고 대답도 없이 자리로 갔고, 그날 밤에 그 말이 올라왔습니다.

그 마음은 그날 어디에 있었을까요

이분 머릿속에만 있었습니다. 입 밖으로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니 신입에게 넘어간 건 하나뿐입니다. 세 번 까였다는 사실. 그 눈에는 정말 그것만 보였을 겁니다. 짚어준 데를 고쳐 갔더니 또 다른 데를 짚고, 그걸 고쳐 갔더니 또 짚였습니다. 배우라고 돌려보낸 건지, 트집을 잡는 건지, 그 자리에서는 구분할 방법이 없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투명성 착각이라고 부릅니다. 내 속마음이 상대에게 보일 거라고 믿는 착각입니다. 코넬대의 토머스 길로비치와 케네스 사비츠키, 빅토리아 메드벡이 1998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처음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긴장이나 속마음이 상대에게 훤히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상대가 알아채는 정도는 그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일터에서는 이게 더 심해집니다. 상대에게 보이는 건 행동뿐이고, 비어 있는 자리는 상대가 자기 마음대로 채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그 빈자리를 대체로 자기에게 불리한 쪽으로 채웁니다.

말 안 한 의도는, 상대에게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나쁘게 군 게 아닙니다

잘해주려던 마음이 미움으로 돌아온 적이 있으셨다면, 성격이 모난 게 아닙니다. 그 마음이 상대에게 안 넘어간 것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흔히 하는 두 가지 대응이 있는데 둘 다 잘 안 됩니다.

  • 더 잘해주기 — 다음번엔 좀 봐주고, 웬만한 건 직접 고쳐 줍니다. 그러면 이번 갈등은 가라앉지만 상대는 계속 못 배우고, 몇 달 뒤 더 큰 문제로 돌아옵니다.
  • 마음 접기 — 그냥 시키는 것만 하고 신경 안 쓰기로 합니다. 편해지긴 하는데, 이 사람과 일하는 내내 그 상태가 유지됩니다.

두 방법 다 원인을 그대로 둡니다. 원인은 태도가 아니라 의도가 말로 안 나간 것이니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행동 앞에 한 줄을 붙입니다

돌려보내는 행동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그 앞에 의도를 한 줄만 붙이면 됩니다.

"이거 제가 고치면 금방인데, 직접 찾으셔야 다음부터 편해지실 것 같아서 다시 드릴게요."

같은 행동인데 넘어가는 게 달라집니다. 앞의 경우 넘어간 건 "세 번 까였다"였고, 이 경우 넘어가는 건 "이 사람이 나를 훈련시키고 있다"입니다.

거절할 때도 똑같습니다. "오늘은 어렵고요" 뒤에 "대충 봐드리고 싶지 않아서요" 한 줄이 붙으면, 같은 거절이 다르게 도착합니다.

상황별 의도 한 줄

한 문장만으로는 내 상황에 안 맞을 수 있으니 자주 나오는 자리별로 정리했습니다. 앞부분(의도)만 가져다 쓰시고 뒤는 상황에 맞게 바꾸시면 됩니다.

이런 행동을 할 때 앞에 붙이는 한 줄
문서를 다시 돌려보낼 때 "제가 고치면 금방인데, 직접 찾으셔야 다음부터 편해지실 것 같아서요."
요청을 거절할 때 "오늘은 어렵습니다. 대충 봐드리고 싶지 않아서요."
마감을 재촉할 때 "재촉드리는 게 아니라, 늦어지면 ○○님이 뒤에서 몰아치게 돼서 미리 말씀드려요."
남의 일에 의견을 낼 때 "제 일은 아닌데, 나중에 이 부분에서 되돌아올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부탁할 때 "이건 ○○님이 제일 잘 보셔서 부탁드려요."
안 도와주고 지켜볼 때 "일부러 안 붙어 있는 거예요. 혼자 한 번 끝내보시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회의에서 반대할 때 "안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 경우가 걸려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세세하게 물어볼 때 "확인이 많아서 죄송한데, 뒤에서 바뀌면 다시 하셔야 해서 지금 여쭤봅니다."
일을 넘겨줄 때 "제가 안 하려고 넘기는 게 아니라, 이 부분은 ○○님 쪽에서 결정하시는 게 빨라서요."
지적을 반복할 때 "같은 얘기를 또 드리는데, 이거 하나만 되면 나머지는 제가 봐도 됩니다."

전부 형태가 같습니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 + "그 행동을 하는 이유" + "그게 당신에게 어떤 뜻인지." 이 세 조각이 들어가면 대부분의 오해가 미리 막힙니다.

그런데 한 줄만 붙이면 다 풀리나요

여기서 균형을 하나 잡고 가야 합니다. 이 방법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매번 붙이면 변명처럼 들립니다. 사소한 일까지 이유를 달면 말이 많은 사람이 되고, 나중에는 그 한 줄이 아무 정보도 안 줍니다. 상대가 오해할 만한 자리에만 씁니다. 대개는 거절할 때, 되돌려보낼 때, 재촉할 때 세 자리입니다.

둘째, 의도가 좋다고 방법까지 옳아지는 건 아닙니다. 세 번 돌려보낸 게 정말 최선이었는지는 따로 볼 문제입니다. 처음에 어디를 어떻게 보라고 한 번에 알려줬다면 두 번으로 끝났을 수도 있습니다. 의도 한 줄은 오해를 막는 도구지, 방식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셋째, 이미 감정이 상한 뒤에는 한 줄로 안 됩니다. 그때는 설명하려 하기보다 "그날 제가 설명을 안 드리고 돌려보낸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정도로 상황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뒤늦은 해명은 대체로 변명으로 들립니다.

반대 방향으로도 씁니다

이 이야기는 가르치는 쪽에서만 유효한 게 아닙니다. 내가 받는 쪽일 때도 같습니다.

세 번 돌려받았을 때 "왜 자꾸 까지?"로만 읽으면 그 자리에서 배울 게 없어집니다. 그때 물어볼 수 있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놓치고 있는 게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있을까요? 그거 알면 다음엔 그쪽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이 질문 하나로 상대의 안 보이던 의도가 밖으로 나옵니다. 이것도 결국 같은 원리입니다. 안 보이는 건 물어봐야 보입니다.

정리하면

  • 상대에게 넘어가는 건 내 의도가 아니라 내 행동뿐입니다.
  • 비어 있는 자리는 상대가 자기 마음대로, 대체로 불리한 쪽으로 채웁니다.
  • 그러니 좋은 의도일수록 말로 해야 합니다.
  • 행동 앞에 "무엇을 왜 하는지 + 그게 당신에게 어떤 뜻인지"를 한 줄 붙입니다.
  • 매번 붙이지는 않습니다. 거절할 때, 돌려보낼 때, 재촉할 때 세 자리면 충분합니다.

가르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짚어주는 게 빠르고 어떤 사람은 같이 해보는 게 빠릅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키우는 사람인지는 9WAY 강점 진단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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