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월드컵을 보면서 생각한 리더의 품격

관리자 · · 조회 8
월드컵을 보면서 생각한 리더의 품격

월드컵 경기를 보다 보면 경기 자체보다 그 뒤에 있는 태도와 선택이 더 오래 남을 때가 있습니다.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강점을 오래 연구하다 보면,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내가 가진 힘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닿고 있을까.

일에서도 비슷합니다. 내 기준이 분명하고, 판단이 빠르고, 추진력이 강한 것은 분명한 강점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강점이 인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좋은 의도였는데, 상대는 압박으로 느끼고, 나는 방향을 제안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고집처럼 받아들이는 장면이 생깁니다.

이 글은 리더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만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회의에서 의견을 말하고, 동료에게 피드백을 주고, 후배에게 방향을 제안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내 강점은 왜 상대에게 다르게 읽힐까요?

강점은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방식입니다. 그래서 내가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추진력이 강한 사람은 “빨리 움직여야 하니까”라고 생각합니다. 판단이 빠른 사람은 “이 방향이 더 맞으니까”라고 생각합니다. 기준이 분명한 사람은 “이 정도 기준은 지켜야 하니까”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상대가 그 의도까지 자동으로 읽어주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나는 추진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재촉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기준을 세웠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통제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는 피드백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평가받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질문은 “내 강점이 좋은가 나쁜가”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내 강점이 지금 상대에게 어떤 영향으로 닿고 있는가?

이 질문이 빠지면 좋은 의도도 오해받고, 좋은 역량도 고집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리더십은 직책이 아니라 영향력의 문제입니다

리더십이라고 하면 감독, 대표, 팀장, 주장 같은 자리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일터에서 영향력은 훨씬 작은 장면에서 오갑니다.

회의에서 한마디를 꺼낼 때, 동료에게 “이 방향이 더 나은 것 같아요”라고 말할 때, 후배에게 “이렇게 해보면 좋겠어요”라고 제안할 때, 우리는 이미 누군가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책이 없어도 리더십은 생깁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매일 작은 리더십을 주고받습니다.

Google의 Project Aristotle 연구에서도 고성과 팀의 핵심 요인으로 심리적 안전감이 강조됩니다. 팀원이 의견을 내고, 우려를 말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 팀이 더 잘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Google re:Work, Team Effectiveness)

이 말은 결국 영향력의 방식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내가 옳은 말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말이 상대가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놓였는지가 팀의 움직임을 바꿉니다.

“내 말이 맞다”와 “상대가 움직인다”는 다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답이 꽤 선명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방향도 보이고, 문제도 보이고, 고쳐야 할 부분도 보입니다. 그래서 빨리 말하고 싶어집니다.

“이건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기준은 지켜야 합니다.”

틀린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직 안에서 맞는 말은 자동으로 영향력이 되지 않습니다. 맞는 말도 상대가 방어하게 만들면 움직임이 생기지 않습니다. 좋은 기준도 맥락 없이 던져지면 압박으로 느껴집니다. 빠른 판단도 상대가 따라올 시간을 주지 않으면 독단처럼 보입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의 「Connect, Then Lead」는 영향력을 얻기 위해서는 능력뿐 아니라 신뢰와 따뜻함이 먼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사람은 유능해 보이는 사람보다, 먼저 신뢰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의 말을 더 잘 받아들입니다. (HBR, Connect, Then Lead)

그래서 중요한 건 내 말이 옳으냐만이 아닙니다. 내 말이 상대에게 어떤 경로로 도착하느냐입니다.

같은 강점도 이렇게 다르게 읽힙니다

아래 표는 강점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내 강점이 더 잘 쓰이려면,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놓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 강점 나의 의도 상대가 받을 수 있는 인상 영향으로 바꾸는 문장
추진력 빨리 움직이고 싶다 재촉받는 느낌 “속도가 필요한 상황이라 먼저 이 부분부터 진행해보겠습니다. 다만 중간에 한 번 맞춰보겠습니다.”
판단력 방향을 선명하게 잡고 싶다 결론을 강요받는 느낌 “제가 보기엔 이 방향이 더 맞아 보입니다. 이유를 먼저 공유드릴게요.”
기준감 품질을 지키고 싶다 통제받는 느낌 “이 기준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걸 놓치면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피드백 더 나아지게 돕고 싶다 평가받는 느낌 “의도는 좋은데, 상대가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만 바꿔보면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책임감 끝까지 해내고 싶다 혼자 끌고 가는 느낌 “제가 이 부분을 맡겠습니다. 대신 연결되는 지점은 같이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이 차이는 말투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입니다. 내 강점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만드는지까지 보는 책임입니다.

단, 모든 걸 상대에게 맞추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필요한 말을 못 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건 좋은 방향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내 의견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내 의견이 더 잘 도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단호해야 할 때는 단호해야 합니다. 기준을 세워야 할 때는 세워야 합니다. 다만 그 기준이 왜 필요한지, 상대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 어디까지 함께 맞추면 되는지를 같이 보여주는 겁니다.

Berkeley Greater Good Science Center가 소개한 Dacher Keltner의 “Power Paradox” 관점도 이 지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영향력은 타인에 대한 민감성, 공감, 기여에서 시작되지만, 힘을 갖게 되면 오히려 그 감각을 잃기 쉽다는 것입니다. (Greater Good, The Power Paradox)

힘이 커질수록 필요한 건 더 큰 힘이 아니라, 그 힘이 만드는 영향을 보는 감각입니다.

내 강점이 어떻게 읽히는지 점검하는 질문

아래 질문은 리더만을 위한 질문이 아닙니다. 일에서 내 방식이 잘 안 받아들여진다고 느끼는 사람, 의견을 냈는데 자주 방어를 만나는 사람, 열심히 했는데 고집 세다는 말을 듣는 사람에게도 필요합니다.

점검 질문 확인할 것
내 의견은 결론만 전달됐나, 이유와 맥락까지 전달됐나? 상대가 이해할 길을 줬는지 봅니다
내 속도는 팀이 합류할 수 있는 속도인가? 빠름이 재촉으로 읽히지 않는지 봅니다
내 기준은 설명되고 있나, 강요되고 있나? 기준의 목적을 함께 말했는지 봅니다
내 피드백은 상대의 다음 행동을 돕나? 평가보다 수정 방향이 있는지 봅니다
내 책임감은 협업을 만들고 있나, 혼자 끌고 가고 있나? 연결 지점을 열어두었는지 봅니다
내 좋은 의도는 상대에게 어떤 태도로 읽히고 있나? 의도와 인상의 차이를 봅니다

한 번에 다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회의나 피드백 장면에서 딱 하나만 바꿔도 됩니다. 결론을 말하기 전에 이유를 붙이기. 기준을 말하기 전에 목적을 말하기. 피드백 뒤에 다음 행동을 같이 제안하기. 작은 순서가 영향의 결을 바꿉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가 강점 부족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능력보다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보통 강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잘해야 한다고, 더 강해져야 한다고, 더 명확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부족한 건 강점 자체가 아니라, 그 강점이 상대에게 도착하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추진력, 판단력, 기준감, 책임감은 분명 좋은 자원입니다. 다만 그 자원이 일과 관계 안에서 어떻게 읽히는지까지 볼 때, 강점은 비로소 영향력이 됩니다.

자신의 강점이 일과 관계 안에서 어떻게 읽히는지 알고 싶다면, 가볍게 진단부터 시작해보셔도 좋습니다. → 9WAY 강점 진단


FAQ

Q. 내 강점이 상대에게 다르게 읽힌다는 건 제 잘못이라는 뜻인가요?
그렇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잘못을 찾자는 게 아니라, 영향의 경로를 보자는 뜻입니다. 내 의도와 상대의 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면, 같은 강점도 더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Q. 리더십은 직책자만 고민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직책이 없어도 회의에서 의견을 내고, 동료에게 피드백을 주고, 후배에게 방향을 제안하는 순간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줍니다. 작은 영향력도 리더십의 한 장면입니다.

Q. 상대가 너무 예민한 경우도 있지 않나요?
있습니다. 모든 반응을 내 책임으로 떠안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반복해서 같은 오해가 생긴다면, 내 강점이 전달되는 방식에 패턴이 있는지 볼 필요는 있습니다.

Q. 강하게 말해야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단호함은 필요합니다. 다만 단호함은 이유와 기준을 함께 보여줄 때 힘이 생깁니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에서 끝내기보다 “왜 이 기준이 필요한지, 다음 행동은 무엇인지”까지 제시하면 압박이 아니라 방향으로 읽힐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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